1949년, 라이프지 사진작가 존 밀리는 파블로 피카소를 보기 위해 프랑스 리비에라를 순례했다. 빛의 자국을 촬영하는 방법을 찾아낸 밀리는 피카소가 라이트 펜을 사용해 공중에서 그림 그리는 것을 촬영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피카소는 그 아이디어를 마음에 들어했다. 라이프지에 출판되어 현대 미술 박물관에 전시된 피카소의 "light drawings" 시리즈는 황소와 켄타우로스 같은 것들- 즉, 순간적인 예술의 극치를 창조하는 행위에서 그를 사로잡은 사진들이다.
피카소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그러나 68년 후, 구글은 수십 명의 예술가, 애니메이터, 일러스트레이터들을 동원해 밀리 컨셉의 최신기술을 만들어냈다, 적어도 VR 헤드셋을 착용한 시청자들에게는 실제 빛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가상현실이다. 존 밀리를 대신한 사람은 한 쌍의 비디오 게임 개발자인 드류 스킬맨과 패트릭 해켓인데, 샌프란시스코의 가상현실 마니아이다.
그들은 2년 전 어느 날 밤 3D 체스 어플리케이션을 만들다가 예상치 못한 오류를 발견했다. 가상공간에서 체스 조각들을 움직이자, 움직이는 체스들이 빛의 흔적을 남기는 거였다. 오류를 특징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감지한 두 사람은 체스 프로젝트를 즉시 포기하고 라이트 트레일에 몸을 던지며 3차원 그림 그리기 도구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2015년 4월 틸트 브러쉬라고 부르는 간단한 시스템을 제작하고 7개월 후, 구글은 그들의 회사를 미공개 금액으로 사들였고, 스킬맨과 해켓은 워터프런트 근처의 구글 사무실에 병합되었다. 틸트 브러쉬는 구글의 지원으로 개발팀을 끌어들여 우주에서 그림을 그리고, 심지어 조각까지 할 수 있는 정교한 도구로 진화학 시작했다. 대만 제조업체인 HTC가 미국의 비디오 게임 개발업체인 밸브와 제휴해 800달러짜리 가상현실 시스템인 HTC Vive의 무료 부가기능으로써 지난 4월 처음 발돋움했다. 리뷰어들은 그 앱을 Vive의 킬링포인트라고 불렀다.
400피트 크기의 스킬먼 씨의 스튜디오는 1990년대 이후 샌프란시스코의 디제라티의 중심지였던 사우스 파크에 위치했었다. 여기서 제작을 처음 시작했을 때 두 제작자는 이런 반응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꿈에도 몰랐어요." 꽤 체격이 있고, 단정하게 다듬어진 수염을 가진 스킬맨(36)이 겸손한 태도로 말했다.
틸트 브러시라는 이름은 초기 버전에서 자유자재로 기울어지는 2차원 표면에 그림을 그릴 수 있었기 때문에 붙여졌다. 그러나 HTC Vive 버전에서는 가상현실뿐만 아니라 한 쌍의 핸드헬드 컨트롤러와 두 개의 추적 센서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개편하여 영역 내의 어느 곳이라도 페인트칠을 하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즉, 그림을 그릴 표면이 필요하지 않았다.
한 컨트롤러는 수십 가지 색상과 효과를 가진 팔레트 역할을 하고, 다른 컨트롤러는 붓이나 펜 역할을 한다. 겉보기에 그것을 사용하는 것을 보는 건 불안해보인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공중에서 표시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러분은 실제로 그것들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브 헤드셋을 착용하고 직접 가상현실에 발을 들여놓으면 망상에 대한 환상은 사라진다. 대신, 갑자기 생겨난 세상을 볼 수 있게 된다.
가상현실 기술에 대한 구글의 투자는 페이스북이 VR의 선구자 오큘러스(Oculus)를 20억 달러(약 1조5000억 원)를 사들인 것과 비교해 미미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틸트 브러시는 2014년 발매로 시작해,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슈퍼쉐이프 헤드셋을 출시하면서 점점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구글은 지난 1년간 60여 명을 초청해 틸트 브러시를 사용시키고 피드백을 받았으며 이번 주에는 작업과 참여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기술자만 동원해서는 예술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을 거예요." 스킬먼씨는 말했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죠." 구글의 틸트 브러시의 매니저인 토리 보이트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3D 콜라주로 유명한 브루클린 예술가 더스틴 옐린과 케빈 스페이시, 가상의 미국 대통령 프랜시스 J. 언더우드를 초상화로 나타낸 영국 화가 조나단 여가 있다고 한다.
경매에서 5,800만 달러 가까이의 작품을 판 제프 쿤스는 거주지 프로그램 참여하지 않았지만, 일찍 접속해 프로그램을 테스트 하기도 했다. 디즈니의 인기 텔레비전 시리즈 "그래비티 폴즈"의 젊은 애니메이터인 알렉스 허쉬부터, 밥 맨코프, 로즈 채스 그리고 뉴욕의 다른 만화가들도 마찬가지로 테스트에 참여했다. 지난 6월, 허쉬씨는 트위터에 "가상현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세상을 파괴하는 마법사가 된 것 같다!"라는 열정적인 상태를 트윗함과 동시에 샘플 제작을 게시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프로그램을 사용한 사람은 전설적인 인물 글렌 킨이었다. 그는 디즈니에서 37년 동안 아리엘, 알라딘, 타잔, 포카혼타스와 같은 캐릭터를 통해 손으로 그린 애니메이션의 따뜻함을 가져다 주었다.
킨은 최근 캘리포니아주 웨스트할리우드의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 빈티지 방갈로 스튜디오에서 말했다. "2012년 디즈니를 떠난 이유는 내게 뭔가 새로운 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예측했기 때문이에요. 뭔진 모르겠지만, 그것을 찾아 떠나야 했죠.“
당시 구글의 비밀 첨단기술 및 제품 그룹의 리더였던 레지나 듀건을 만났을 때 그는 아직 가상현실을 시험하고 있었다. 먼저 그는 이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2014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두 명의 아기들이 등장하는 "듀엣"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가상 현실의 애니메이션은 거의 컴퓨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듀엣"은 그당시 무척 새로운 도전이었다. 킨은 평생 종이에 그림을 그리며 살았지만, 언제나 종이가 사라지는 날만을 꿈꿔왔다. 목포는 "종이가 아닌 우주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킨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시각효과 회의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마주친 틸트 브러시에 참여하게 된다. 아직 초기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고 킨은 곧 완전히 업무를 전환하게 된다. 공개 7개월 전인 2015년 9월에는 5분짜리 동영상 '스텝 인 더 페이지'로 그 역량을 미리 보여주었다. 그는 가상 공간에서 아리엘을 자유자재로 가볍게 스케치하면서 "종이 가장자리는 더 이상 없다"고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이 그림은 평평하지 않습니다. 입체적이에요."
지난 8월 구글이 'Understanding Comics'라는 책을 미술의 궁극적 가이드로 여기는 그래픽 아티스트 스콧 맥클라우드를 실리콘밸리 본사로 초대하면서 틸트 브러쉬와 함께하게 됐다. "이 프로그램에 약간 집착하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네요." 그가 로스엔젤레스 오크스의 한 쇼핑몰에 있는 작은 서재 사무실에 앉아 말했다. "정말 매력적인 건 이 기술은 아직 이르다는 겁니다. 모두가 같은 질문을 하는데, 이런 기술이 사람들에게 도대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기술은 이 단계에 있을 때가 가장 좋은 거예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이것을 무엇에 사용할 수 있을까? 맥클라우드 씨는 퍼포먼스 아트, 가상 조각, 산업 프로토타이핑 등 몇 가지 방안을 내놓았다. 런던에서 전화를 걸어온 여 화가는 말했다. "나는 그것으로 낙서를 하죠. 3차원 스케치북이라 불러요. 다만 만화 같은 건 그릴 수 없지만요.“
보통 2D 안에서 일하는 플랫랜드 주민들에게는 이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The New Yorker의 만화 편집자인 맨코프는 그가 차스트와 다른 동료들과 함께 Tilt Brush를 사용하면서 보낸 이틀 동안 Mankoff와 같은 3D 도안을 몇가지 생각해냈다. 그는 이 경험이 즐거웠다고 말했지만, 그는 뉴욕인들을 이끌어 내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한다. "아마 나이 든 만화가들과 젊은 만화 작가들 사이의 급격한 차이가 나올 거예요, 잘 안 될 수도 있으니까요." 뉴요커 팀은 큐브와 실린더, 그리고 그릴 준비가 된 다른 모양들을 준비했다. "3D 공간에서 아무 것도 없이 시작하진 않을 거예요.”
킨은 위시리스트에 다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현재 틸트 브러쉬에서 창작된 작품들은 뉴욕 만화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킨은 애니메이터다. 그는 스튜디오에서 '빅토리 댄스'라는 틸트 브러쉬 그림을 보며 "나에게 정복할 것은 우주에서 실시간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간적 차원이 있는 것처럼, 차원으로서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킨 씨는 말을 이어갔다.
출처 | New York Times
에디터 | 송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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