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팩에서 오려낸 트럼프. 의료용 테이프로 만든 지팡이. 수용자들은 어떻게 마법을 배울 수 있었을까.
2년 전, 마술사 크리스 네블링이 출소하기 전까지 그는 대부분의 인생을 감옥에서 살았다.
그는 자신이 그곳에서 제정신으로 버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마술 덕이었다고 말했다. 중독 앞에서 그는 한없이 작은 존재에 불과했지만, 마술이 그를 가치있고 힘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수용자들은 모두 별명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 제 별명은 항상 매직이었죠."
네블링(43)은 펜실베이니아에서 마약 소지, 절도 등의 혐의로 23년간 복역했다.
그는 열여섯 살에 처음 마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매주 소년원에서 도서관을 방문하는 날, 마술책을 발견하고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마술사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네블링이 연락한 마술사들 중에는 조슈아 제이도 있었다.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2001년, 제이가 지금은 폐간된 마술 잡지의 칼럼을 썼을 때, 그는 자신의 트릭이 전 세계 교도소 수감자들의 손에 넘어갈 것이라곤 상상치도 못했다. 또한 편지가 도착하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살인죄로 가석방 없이 종신형을 살고 있는 한 남자, 조지아의 수감자, 호주의 수감자. 그들의 범죄는 다양했고 그는 그들 모두에게 답장을 써주었다.
제이가 깨달은 것은 사람들이 절망과 고립의 순간에 마법에 의지한다는 것이다. "최대의 보안을 자랑하는 교도소에서 무언가 하나 흠이 있다면, 흥미로운 일이 적다는 거예요.“
시간이 흐르면서 수감자 중 일부는 마술이나 한정된 재료로 소품을 만드는 팁과 함께 편지를 주고받으며 공동체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중 한 명은 데이비드 가자인데, 2008년 제이의 월간지 칼럼을 발견했다.
당시 52세였던 가르자는 오하이오 주립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었는데, 형사 성범죄 혐의로 14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전화 인터뷰에서 말했다. "내 행동에 따른 결과입니다. 뭔가 변화가 필요했어요, 제가 너무 이기적이라, 내가 다른 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지내온 거예요.“
마술사의 가장 기본적인 도구인 리본, 칼, 동전은 감옥에서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가르자는 제이에게 칫솔, 담배, 연필, 카드놀이, 플라스틱 병 등이 적힌 허용 물품 목록을 보냈다. 제이는 이런 한정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소품을 고안해냈고, 가르자가 풀과 화장지 같은 간단한 재료를 사용해 공과 포커칩 등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화장지를 물에 담가 모양을 잡고 완전히 말렸다. 이 작업은 약 일주일 정도 걸렸다. 접착제도 각각 다음 층을 바르기 전 이전 층을 말린 후에 겹겹이 쌓아 발라야 했다. 소품은 수색 과정에서 경비원에 의해 압수되거나 파괴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럴 때는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했다.
가르자에게 마술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었다.
2012년 체포되기 전, 30세의 로버트 J. 윌리엄스는 34초 안에 라우터 전구를 먹는 것으로 유명했다. 보통 마술이 불가능한 것을 실제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거라면, 그의 스턴트는 불가능해 보이는 실제로 가능케 하는 것이다. 윌리엄스는 시계를 먹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농담했다.) 검을 삼키고, 불을 뿜고, 긴 바큇살로 몸 일부(턱, 손, 이두박근)를 뚫었다.
윌리엄스는 22번째 생일 다음 날 11번째 은행 강도 미수 사건으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리커스 섬에 수감 되었으나 그 후 뉴욕 주 북부에 있는 최소 보안 교도소인 모리아 쇼크 수용소에 수감되었고, 2014년에 석방되었다.
소품을 좀처럼 사용하지 못하는 윌리엄스의 마술은 심리적으로 더욱 강해지고 창의적으로 변했다고 말한다. 또한 마음을 읽거나 최면술과 같은 행동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연필은 무언가를 찌를 수 있고, 쓸 수 있고,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록에 의하면 적어도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병원들은 치료에 마술을 사용해 왔다. 2007년부터 시작된 호쿠스 포커스 프로젝트는 10년 후 자금이 바닥나기 직전까지 뉴욕의 소년원과 병원에 마술사를 보내곤 했다.
그것은 컨저링 예술 연구 센터가 기획한 것인데, 이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윌리엄 칼루쉬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한다 말했다. 그는 수용자들이 "수갑을 푸는 방법"에 대해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와 별개로 "무엇이든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스스로 발명한 것을 갖는 기쁨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라피엘 토레(55)씨는 2003년 살인죄로 유죄를 선고받고 가석방 가능성 없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모두 소진됐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니 그는 책, 제이와 다른 마술사들로부터 온 편지, 그리고 TV에 나오는 마술들로부터 마술 지식 대부분을 수집했다.
토레는 스폰지로 사용할 소품을 조각한다고 말했다. 끈을 위해 그는 속옷에서 실을 뽑는다. 카드놀이가 금지되어 있는 독방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동안, 그는 매일 나오는 우유팩에서 네 장의 카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현재 캘리포니아 코르코란의 약물 남용 치료 시설과 주립 교도소에 수감된 토레는 말했다. "모두가 자신이 특별한 것처럼 느끼고 싶어해요. 하지만 교도소에서는 대부분 그렇지 않죠. 하지만 마법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있겠네요.”
마술사들이 가끔 속임수를 쓴 직후에, 시청자가 현실에서 잠시나마 현실에서 멀어지는 그 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당신은 몇 초 동안 당신이 불가능한 일을 보고 있다고 믿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마술사인 저에게는 그들의 얼굴에서 그 표정을 볼 수 있을 겁니다. " 토레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어요.“
가르자가 석방된 후, 그는 관객들로 하여금 그 경외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에 놀랐다. 그는 공포와 무력함, 또한 무거운 분위기를 이겨낼 필요도 없었다. "그들은 이미 저를 받아들였고, 그리고 그게 저는 무척 놀라웠어요." 그는 말했다.
가르자는 클리블랜드에서 전문 마술사로 일하고 있으며, 바나 레스토랑에서 하는 평범한 일들은 코비드-19 탓에 그만두게 되었다.
가르자는 어떤 면에서는 교도소에서의 공연보다 외부에서의 작업이 덜 긴박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우리는 너무 끔찍하고, 가치가 너무 낮아서 세상에 나갈 수 없는 사람들로 간주되고 있어요."
그러나 잠시라도 그 감정을 이겨낼 수 있게 된 그가 말했다. "그게 마법의 마법입니다."
출처 | New York Times
원글 |https://www.nytimes.com/2020/08/14/arts/magic-prison.html
에디터 | 송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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