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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미술계 뉴스

엘즈워스 켈리의 스튜디오, 그가 떠난 것처럼

by mysketchbook 2020. 9. 3.

 

잭 시어는 뉴욕 주 스펜서타운에서 엘스워스 켈리와 32년간 함께 살았다. 2015년 켈리가 사망한 후, 켈리의 마지막 캔버스가 뉴 마크 갤러리에 전시될 때까지 시어는 스튜디오를 온전하게 보존하고 이따금 그 공간을 촬영하곤 했다. 그녀는 켈리의 작품, 그리고 그와 함께 보낸 시간에 관해 이야기했다.

 

 

시어는 켈리의 스튜디오를 1년이 넘도록 그대로 방치했다. 그녀가 말했다. "죽은 누군가의 방에 들어가지 않는 내용의 영화를 알고 있어요. 그게 오랫동안 그 사람을 붙잡는 방법인지, 아니면 그 사람이 죽지 않았다고 여기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분명 연필이 있었는데 없어진 날, 모든 사람들에게 연필을 찾아서 갖다 놓으라고 소리지른 적도 있었죠.“ 그녀는 덧붙였다.

 

켈리는 꼼꼼하게 메모를 했다. 작품마다 썸네일 다이어그램을 비치해두고, 석고와 페인트가 겹겹이 칠해진 횟수를 표시했다.

 

 

"그는 거의 스튜디오에서 살았어요," 시어는 말했다. "그림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스튜디오에 살고 있었어요. 내 말은 엘즈워스는 스펜서타운을, 그리고 아마도 스펜서타운에 있는 자신의 스튜디오를 세계의 중심,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곳이 그가 인생의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진정으로 원했던 곳이예요.“

 

 

"엘스워스는 아침에 출근했어요.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날에는 달랐죠. 말 그대로 속옷까지 벗었어요. 이게 그의 제복이에요. 페인트 셔츠를 입고, 낡은 페인트 바지를 입고, 이런 타이벡 종이 정장을 입곤 했죠.“

 

 

켈리는 스튜디오에서도 모자를 썼다. ”84년 이후 네 번째 모자예요. 얼굴에 페인트가 튀어도 굴하지 않고 빠르게 작업했어요."

 

켈리 씨는 페인트가 마를 때 캔버스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가지런히, 빠르게 그림을 그렸다. "특히 지난 5년 동안에 주목해야 할 건 붓질 실력이 늘었다는 거예요. 그는 이런 큰 표면에 페인트를 칠하는 것을 어려워했죠. 그러나 결국 인생의 마지막을 향해 달릴 무렵에서야, 그는 비로소 붓질이라는 그 질감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시어에게 왜 흑백으로 촬영하길 선택했는지 물었다.

 

그녀가 말한다. "색깔은 엘즈워스의 거예요. 즉 색깔도 질감도 느낄 수 있는 거예요. 어떤 의미로는 현실에서 벗어나는 거라 생각하고요.”

 

 

시어는 켈리가 스카이라이트 외에도 방에 크고 높은 창문을 하나 놓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나무를 바라볼 수 있는 큰 창을 원하는 거였죠.“

 

 

"그가 밤에 그림 작업하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그는 많은 빛을 필요로 했죠. 어느 부분에서 페인트를 덧칠했는지 그는 알 수 있었다. 노란색 위에 노란색을 칠하면 눈이 정말 부셔요. 그 빛나는 페인트가 어디 있는지, 전에 칠했던 페인트가 어디 칠해졌는지 꼭 알아내야 합니다.”

 

그는 팔레트를 가득 채우고 그림을 그렸다. "노란색 하나하나가 다 다르고, 빨간색이 다 다르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가 검은색을 사용할 때도 대부분 흰색이나 색깔 중 하나를 섞어 사용했죠. 튜브에서 나오는 어떤 색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항상 자신의 색깔을 섞었어요.“

 

 

"때로는 15분 동안, 어떨 때는 1시간 동안 섞기도 해요. 그는 실제로 색이 물에 섞였을 때 어떻게 되는지 이해하고 있어요. 얼마나 어두워지고 가벼워지는지, 심지어 마르면 어떻게 되는지까지도요."

 

시어는 말한다. "지금도 엘스워스와 함께 프로젝트를 하는 것처럼 이야기해요.”

 

켈리는 폐기종으로 고생했었는데, 그 결과 오랫동안 터펜틴과 페인트 연기에 노출되었고, 결국 그의 산소 농도를 감시하기 위해 작은 장치를 사용해야만 했다.

 

 

"그의 코는 약간 처졌고, 항상 눈가가 촉촉했으며, 늘 크리넥스를 찾고 있었어요. 집 안의 크리넥스 상자들은 전부 그 덕택이죠."

 

켈리의 마지막 캔버스는 그가 92세의 나이로 사망했을 때,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엘스워스 켈리: 마지막 캔버스"는 6월 24일까지 뉴욕 웨스트 22번가에 있는 매튜 마크 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출처 | New York Times 

원글 | https://www.nytimes.com/2017/05/05/arts/design/ellsworth-kellys-studio.html

에디터 | 송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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