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의 문화 기관들이 다시 문을 열었고, 많은 갤러리에서 예술품과 로고가 그려진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월요일 점심시간, 영국의 자가격리가 느슨해진 이래 처음으로 수도에 있는 국립 미술관의 기프트샵에 끊임없이 많은 인파가 몰렸다.
방문객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우산, 약주, 그리고 필통이 진열된 선반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곧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다채롭게 전시된 마스크에서 멈춰 선다.
16살 제시카 맥도날드는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9.50파운드, 약 12달러에 구매했다. "정말 멋있어요. 저희 엄마는 내내 좋은 마스크를 찾아다녔는데, 이제 이걸 안 써도 되겠네요." 그녀가 쓰고 있던 파란색 의료 마스크를 가리키며 말했다.
화가 로나 메이 워즈워스(40)도 암브로시우스 보스하르트의 꽃 그림이 그려진 마스크를 구입했다.
점원인 나카지마 유미는 말한다. “모든 사람이 좋아한 건 아니지만, 이 마스크가 7월 8일 박물관이 재개관한 이래 기프트샵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 중 하나예요.” 66세의 앨리슨 리플리는 사람들에게 꽃이 익숙한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건 안 되나요?" 그녀는 여신이 침대에 벌거벗은 채 누워 있는 모습이 담긴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비너스의 화장실' 엽서를 가리켰다.
"젊은이들이 마스크를 쓰기를 원한다면 마스크를 좀 더 펑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또 다른 테이트 마스크, 이번에는 바실리 칸딘스키의 "Cossacks"가 등장한다.
유럽과 미국에서 박물관이 다시 문열기 시작하고, 많은 국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요구함에 따라, 기프트샵에서 마스크를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 영국 정부는 20일 영국 내 상점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이를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벌금을 청구한다 밝혔다. (미술관은 새로운 마스크 규정에 대해 정확히 명시하지 않았다. 국립 미술관은 방문객들에게 착용할 것을 요청했지만 규정을 시행하지는 않고 있다.) 같은 날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밀폐된 모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거리를 유지할 수 없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전화 인터뷰에서 주디스 매더 국립 미술관 구매 담당 이사는 마스크를 판매하기로 한 결정이 꽤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6월의 어느 날, 슈퍼마켓에서 사람들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착용한 마스크가 너무 보기 흉했어요. 그저 이제까지와는 다른 좀 더 인상적인 예술이 있을 거라 생각했죠.”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재정적인 지원이 있었다. 박물관 제품 개발팀의 수석 매니저인 린네 그레이프는 전화 인터뷰에서 말했다. “마스크는 사람들이 박물관에 돈을 주는 쉬운 방법이에요.” 이 미술관에서는 이미 인상파 회화와 뉴욕 장면을 담은 마스크 4개를 온라인 판매하고 있으며, 8월 말 박물관이 재개관하면 더욱 규모가 커질 거라 예상한다.
박물관의 마스크 디자인은 매우 다양하다. 피렌체의 우피지는 가면에 로고를 도장처럼 찍었는데,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들이 핸드백에 로고를 박아넣은 디자인을 연상케 한다. 영국에서 여러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테이트는 터너의 'The Lagoon near Venice, at Sunset'과 같은 작품이 그려진 다양한 마스크들을 준비했다.
지금까지 마스크 판매에서 가장 성공을 거둔 박물관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옛 스튜디오 중 하나인 빈의 클림트 빌라이다. 바리스 알라쿠스 박물관의 관장에 따르면 3월 오스트리아가 폐쇄됐을 때 박물관은 문을 닫아야 했고 곧 재정이 부족하게 되었다고 한다. 알라쿠스 씨는 말했다. "우리는 사립 박물관이기 때문에 정부로부터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는데, 정말 위급한 상황이었어요."
그러자 패션 디자이너 겸 클림트의 증손녀인 브리짓 휴버가 자금 조달을 위해 마스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녀는 클림트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흰색 자수의 심플한 네이비 디자인을 고안해 냈고, 클림트의 그림 작업복에 사용된 소재와 같은 소재로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5월 재개관한 이 박물관의 마스크는 지금까지 6,000개 이상, 개당 20유로, 약 23달러에 판매됐다. 알라쿠스 씨는 말한다. "그 돈으로 모든 청구서를 지불했어요.“
모든 박물관이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마스크를 파는 것은 아니다. 암스테르담의 스테델리크 미술관은 대유행으로 박물관의 전시회가 중단되었던 멕시코 화가 카를로스 아모랄레스(Carlos Amorales)가 디자인한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마스크에는 착용자가 숨을 들이마시거나 말을 할 때 움직이는 나방이 그려져 있으며, 수익금은 아모랄레스 씨가 멕시코 노숙자들을 위한 마스크를 만드는 데 사용하고 있다.
스테델리크 미술관 관장인 라인 울프스는 더 많은 미술가들에게 마스크 디자인을 의뢰할 지도 모른다고 전화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예술가들이 고군분투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고 덧붙인다.
암스테르담의 리크 미술관 또한 마스크를 만들기 위해 자선단체와 협력했다. 마스크는 특이하게도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모티브로 두고 있다. 호프만 박물관장은 말했다. "마스크인 만큼 얼굴을 붙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한다면, 적어도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월요일 런던의 국립 미술관에서 몇몇 방문객들은 특이한 마스크 디자인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72세의 수 버크넬은 자신과 남편이 박물관을 둘러보는 동안 마스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게리트 판 혼토르스트의 17세기 성 세바스찬 그림에 꽂혔다. 버크넬 씨는 말했다. "그는 페스트를 예방한 사람이기 때문에 마스크와 적절하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가까이 오지마!'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해바라기 마스크를 구입했다. 기존의 지루한 마스크보다 더 좋았다고 그녀는 말했다. "또한 마스크를 사는 것은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한 미술관을 지원해줘요.” 박물관의 반쯤 비어 있는 방에서 그녀가 손을 흔들며 덧붙였다.
출처 | New York Times
원글 | https://www.nytimes.com/2020/07/16/arts/design/museums-masks.html
에디터 | 송도예
스케치북 바로가기 | https://post.naver.com/my.nhn?memberNo=2852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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