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의 그림들을 재현하기 위해 과감하게 시작한 수년간의 프로젝트 끝에 영화 한 편이 만들어진다.
반 고흐의 전기를 다룬 영화인 "러빙 빈센트"의 제작자들은 이 영화가 전부 캔버스에 유화로 만들어진 최초의 장편 만화 영화라고 말한다. 영화 제작에 사용된 유화들은 전부 6만2,450점이고, 모두 "별이 빛나는 밤"이나 "밤의 카페 테라스"와 같은 작가의 원작에서 모티브를 따왔거나 그의 독특한 화풍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러빙 빈센트’의 예고편은 지난 2월 페이스북에 게재되어 하룻밤 사이 1억 1천 5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다만 시청자들은 이 프로젝트를 만들어낸 수많은 손들 만큼은 보지 못했다.
관련 화가 95명 중 65명은 폴란드 북부에 있는 그단스크 과학기술 공원의 거대한 격납고에 도착, 유화로 반고흐의 그림을 재현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아티스트들이 한창 작업하고 있는 격납고에선 펜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지만 사실 꽤 업된 분위기였다.
폴란드의 화가 겸 영화감독인 아내 도로타 코비엘라와 함께 '러빙 빈센트'를 연출해 온 영국인 감독 휴 웰치먼이 말했다. “앞으로 누구도 이런 일을 해내지 못할 거예요"
폴란드 화가 저지 리삭(39)은 지난 2년 동안만 400여 개의 액자, 즉 셀을 그렸으며,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번 작품이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데 동의했다.
"이것은 꿈의 실현임이 분명합니다." 반 고흐가 말년에 살았던 아우베르게 라부스의 방을 회상하며 말했다.
뛰어난 애니메이터가 즐비한 나라에서 여러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든 코비엘라가 그 목표를 심어주었다. 동생 테오에게 보낸 고흐의 편지를 읽은 후, 그녀는 반 고흐의 작품을 바탕으로 8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2008년 '피터 앤 더 울프'로 오스카 단편 애니메이션 상을 받은 웰치먼은 코비엘라 뿐만 아니라 그녀의 프로젝트에도 반해버렸고, 그녀에게 장편 제작을 하길 설득했다.
그는 말했다. "솔직히 미친 짓에 가까웠지만, 빈센트에겐 8분 이상의 가치가 있었죠.”
코비엘라 양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프로젝트의 규모에 압도된 것 같았다.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레퀴엠 포 어 드림(Requiem for a Dream)'을 작곡한 영국 작곡가 클린트 맨셀을 언급하며 말했다. "오늘 아침만 해도 맨셀이 우리 영화를 위해 작곡해준 음원을 들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작곡가가 내 영화를 위해 음악을 만들어준다니! 꿈만 같아요."
등장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도 있다. 반 고흐의 친구 폴 가체트 박사의 딸 역은 오스카상 후보에 두 번 올랐던 배우 소이어스 로난, 뱃사공 역은 아단 터너, 죽음을 조사 중인 친구의 아들 역의 더글라스 부스가 참여했다.
그것이 그 영화의 줄거리의 핵심이다. 이 책은 반 고흐의 생애와 1890년 그의 죽음을 파헤치고 있는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고흐의 사인은 자살이 아니라 살인이었을 수도 있다.
코비엘라와 그의 팀은 고희의 작품 125점을 재현하기 위해 3년에 걸쳐 그림 기법을 개발했다. 라이브 액션도 물론 사용했다. 먼저, 배우들을 녹색 스크린을 배경으로 촬영하거나 혹은 그림과 비슷하게 만들어진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그런 장면은 화가들에게 참고가 되기도 했다.
1999년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알렉산더 페트로프 감독의 ‘노인과 바다’에서도 비슷한 기법이 쓰였다.
'러빙 빈센트'에서 촬영된 1,009개의 장면마다 새로운 유화가 필요했다. 애니메이션이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 1초마다 손으로 그린 12개의 프레임이 구성되어야 한다. 하나의 프레임을 만드는 데는 한 시간에서 이틀이 소요되는데, 이것은 영화 1초마다 거의 한 달을 꼬박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마지막에는 6만2450개의 셀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아직 수만 개의 셀이 남아 있고, 계획대로 이 영화가 10월에 개봉될지는 미지수이다.
코비엘라는 말했다. "지금 가장 큰 도전은 고퀄리티의 그림을 유지하는 것과 바쁜 일정을 조율하는 거예요."
제작이 여러 차례 지연되었다.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자금 조달이었는데, 투자자들은 이런 실험적인 프로젝트에 의심을 품었기 때문이다. 결국 생산자들은 550만 달러의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일해야 했다. 이에 비해 픽사의 애니메이션 히트작인 "도리를 찾아서"는 2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그 후 폴란드의 화가들이 점점 고갈되자 제작은 점점 느려졌고, 제작자들은 해외의 화가들을 찾아야 했다. 예고편이 게재된 뒤 전 세계에서 수천 개의 포트폴리오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응시자들은 시험을 위해 초대되어 18일간의 훈련을 받고, 그 기간 동안 반 고흐의 스타일과 애니메이션 기술을 모두 숙달했다.
제작자 숀 밥빗은 "저 멀리 캐나다에서 사람이 온다 해도, 여기서 일할 수 있을 거란 보장이 없죠, 우리가 표나 호텔값을 물어주지 않을 걸 다들 알고 있었어요."
짧은 머리에 녹색 페인트가 코에 번져 있는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화가 티파니 망(24)은 그단스크로 가는 15시간 비행기에 올랐을 때조차 정말 시험에 합격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훈련 10일째, 그가 말했다. "이전에는 혼자 여행하거나 혼자 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그럼에도 이런 무모한 기회를 꼭 잡고 싶었어요. 이 영화는 분명 역사를 쓸 겁니다, 확실해요."
예고편에 대한 관객과 영화 평론가들의 격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코비엘라는 이 영화에 대해 여전히 불안감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87분 동안 끊임없이 색이 움직여요, 사람들이 버틸 수 있을까요?"
출처 | New York Times
원글 | https://www.nytimes.com/2016/07/10/movies/animating-life-of-vincent-van-gogh-in-loving-vincent.html
에디터 | 송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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