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사거나 만들어서 내리쳐보자.
할 수 있는 일 없이 무력하다면. 맞서 싸워 이겨라. 피냐타(*아이들이 파티 때 눈을 가리고 막대기로 쳐서 넘어뜨리는, 장난감과 사탕이 가득 든 종이 인형)를 내리치는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물리치기 위한 결의의 창의적인 산물이다.
미국 듀크대 다큐멘터리연구센터의 역사학자 자리스 마르티네스(37)는 친구 헤일리 숄버그의 33번째 생일을 맞아 호일과 화장지 롤을 이용해 진짜 코로나바이러스 피냐타를 만들었다. "그녀는 외향적인 사람이에요. 만약 이런 선물이 없었다면, 그냥 평범한 이벤트에 불과했겠죠." 마르티네스는 말했다.
화장지 롤은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었는데, 이는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바이러스의 모습으로, 붉은 단백질 돌기가 튀어나온 회색 공의 모습이었다.
마르티네스와 다른 몇몇 친구들은 코로나 엑스트라 맥주, 라임, N-95 마스크, 화장지, 돌리 파튼 앨범 한 팩을 선물하였다. "이렇게 재미있고 독특한 방법으로 기꺼이 사랑을 표현해 줄 수 있는 친구들에게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숄버그 씨는 말했다. "특히 이런 예상치 못했던 시기에 말이에요."
생일파티에서 카타르시스를 받기 위해 코로나 피냐타를 만드는 건 마르티네스뿐만이 아니다. 구조적으로는 이들과 똑같은 코로나 피냐타지만, 어떤 가족은 코로나 엑스트라 맥주 피냐타를 만들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주재 영국 대사 매튜 필드(43)는 사라예보에 위치한 자택에서 전화를 걸어왔다. "저희야 무척 쌩쌩하죠." 필드의 아들 마일로가 최근 미국의 엄격한 격리 아래 열 살 생일을 맞았다. 필드는 말했다. "파티는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아이에게 뭘 가지고 싶냐 물었을 때, 아이는 '코로나바이러스 피냐타를 산산조각 낼 것'이라고 말했어요."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근무한 브라질의 파티장에서 피냐타에 빠지게 된 마일로는 3주 동안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되었다. 필드와 그의 아내, 마일로는 집에서 손수 코로나 모양 피냐타를 만들어 마당의 매화나무에 매달았다. 마일로에게 안대와 야구방망이를 주자, 마일로는 피냐타를 내리쳤다.
아이오와주의 소설가 레이첼 요더는 "지금은 공예모드예요. 나는 5살짜리 아이가 있는데, 풍선을 발견했어요." 남편의 생일을 맞아 요더(41)는 이웃들에게 빌린 풍선을 신문지로 감싸 물과 밀가루 반죽에 담갔다.
바이러스의 돌출된 스파이크는 크리스마스 때 남겨둔 붉은 조직 종잇조각을 사용해 표현하고, 빈 곳에 반짝거리는 털실 방울과 껍질 깐 견과류를 붙였다. 만든 공을 내리치자, 단번에 무너져내렸다.
코로나 피냐타를 만든 다른 사람들처럼, 요더 자신이 작은 유행의 일부에 탑승했다는 사실도 모르고 그녀가 말했다. "인스타그램에서 봤는데, 제 친구 젠 퍼시도 이걸 만들었어요!" 그 일로 두 여자는 웃었다.
기자 퍼시(36)는 브루클린에서 남자친구 생일을 맞아 '코로냐타'를 만들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부부의 분노와 즐거움의 필요성 등을 거론하며 "여러분이 분노에 가득 찬 방들 중 하나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기념하는 의미로, 종이 조각으로 피냐타를 채웠다. "예를 들어 스모어를 만들고 지붕 위에 올라서 캠핑하는 척 하는 거죠." 그녀는 말했다.
다른 이들은 전문가들에게 바이러스 모양의 피냐타를 구입하고 있다.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J&R 파티의 주인인 로시나 히메네스(55)는 임시로 가게를 닫았지만, 현재 35달러 바이러스 피냐타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미 50개 정도 팔렸다고 그녀는 말했다.
아마존의 한 판매업체에선 애플의 초록 슬라임 세균 이모티콘을 박쥐 실루엣으로 덧댄 29.99달러짜리 피냐타가 매진됐다. 제품 설명란에는 "바이러스가 아닌 캔디를 잡아라"라고 적혀있다.
Etsy(*전자상거래 사이트) 상점인 Craftophologie를 통해 수제 파티용품을 파는 릴리아 바르바(37)의 사업도 번창하고 있다. 그녀 자신의 파티 사업이 호황을 누리는 이유 중 하나는 시카고 외곽의 교외에서 드라이브 바이 파티(*차를 타고 생일인 사람의 집 앞에 가서 큰 소리로 ”Happy birthday“를 외치는 것)가 유행을 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팬데믹 테마가 유행하고 있으며, 때문에 바르바는 가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작은 바이러스 피냐타 디자인에 도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피냐타를 구입하고, 직접 만들기도 한다. 과거 코로나 유행 전 축하파티만큼이나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 때문이다.
슘버그는 그럴 때를 대비해 코로냐타를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영국 사우샘프턴에 있는 학교 교사 케이티 핸론(27)도 그렇다. "지금 우리집 창문에 걸려 있어요." 그녀가 감상에 잠겨 말했다.
오레주 유진시의 공중 보건 관리자인 조슬린 워렌(51)씨는 피냐타를 만들었을 때 전염병의 마지막이 임박해온 것 같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덧붙이길, "지금은 다소 모호하지만요.” 좋은 시기가 올 때까지, 거대한 세균이 그녀의 비상 운영 센터에서 기다리고 있다.
해튼의 연구 심리학자 페기 드렉슬러는 이메일에 다음과 같이 썼다. "(펀칭백이나 피냐타처럼) 때려야 할 것을 들이대면 부정적인 감정을 통해 긴장이 풀어지고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9살, 15살인 딸과 함께 피냐타 세 마리를 만든 캐나다 북서부 지역의 요가 강사 나타샤 맥카그(44)는 말했다. "전 정말 뭐라도 때리고 싶었어요."
이미 피냐타 한 마리를 격파했다고 맥카그는 말했다. 나머지 두 개는 보건의료 종사자에게 갈 예정이다.
"아마 운동이 되지 않을까요?" 그녀가 말했다. "정신건강상의 후유증은 큰 문제예요. 파괴는 사람을 즐겁게 해줍니다."
출처 | New York Times
원글 | https://www.nytimes.com/2020/05/04/style/coronavirus-pinata-papier-mache.html
에디터 | 송도예
스케치북 바로가기 | mysketchbook.co.kr/bbs/board.php?bo_table=gallery01&wr_id=428&&stx=%ED%95%B4%EC%99%B8&sop=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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