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텍스트와 그림을 사용한 장난기 가득한 프로젝트는 우리 문화적 영혼의 창이 될 뿐 아니라 전염성 강한 유행으로 번진다.
피카소 그림을 보고 웃는 얼굴이 될 수 있을까?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이 시도해볼 기회를 주었다.
몇 주 전, 박물관은 57251이라는 번호로 'send me'라는 문구와 이모티콘, 예를 들어 로봇 같은 이모티콘을 보내달라고 사람들에게 요청했다. 박물관은 작품 중 이모티콘과 관련된 작품의 사진을 문자로 다시 보내오고 있다.
지난 달 조용하게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일요일에만 200만통 이상의 텍스트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바이럴한 히트를 이루었다고 SFMOMA의 웹 및 디지털 플랫폼 책임자 케어 와인스미스는 말했다(무료서비스).
프로젝트는 박물관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인기 있고, 이야기는 더 넓게 퍼지기 시작했다. 또한 사용자들에 대해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그들은 언제 어떻게 예술과 상호작용을 원하며, 문화와의 개인적 연계를 얼마나 갈망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박물관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과연 문화적인 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을까? SFMOMA는 그렇게 생각한다.
기관들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매우 낮은 상황에서, "Send Me"는 다른 종류의 관계를 제공할 수 있다고 와인스미스는 말했다. "마치 친구와 소통하는 것마냥 느껴졌으면 해요."
희망이 넘치는 그가 덧붙였다. "많은 문자들이 긍정적인 요소인 사랑, 꽃, 행복 등을 보길 원했어요.“
와인스미스는 "이모티콘 중에는 로봇, 심장, 무지개, 그리고 당연히 똥도 있었어요. 역시 온라인이기 때문에 음식이나 동물도 많았고요."
그는 박물관에 놀랄 만큼 많은 수의 식물 그림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선인장 이모티콘도 대히트를 치고 있다.
와인스미스가 말하길, ”밤에 오는 문자는 또 색달라요, 좀 더 친밀하죠. 가족이나 집 같은 단어들이요.“ 또한 누드를 보고싶어 하는 사람도 많지만 현재로서는 누드를 거부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와인스미스는 "가슴이나 누드 사진을 보내달라 하면 아무것도 보내지지 않아요. 그 후 그 사람들이 보내는 문자를 보면, 그들은 좀 더 흥미로운 걸 시도하곤 합니다."
"사람들이 열중하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즐거워요.”
심지어 텍스트봇은 예술가들의 이름을 묻는 질문에도 반응하지 않는다.("피카소 보내줘" 라고 보낸다면, 박물관에 피카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도해보라"는 메시지만 돌려준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사람들을 "랜덤 소장품 검색"이라는 미지의 발견으로 이끄는 것이었다고 와인스미스는 말했다.
"Send Me SFMOMA"에 대한 아이디어는 박물관의 업무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났고, 작년 증축 후 재개관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와인스미스는 대중을 위해 약 34,000점의 미술품 컬렉션을 공개할 수 있길 원한다고 말했다. 즉, 진입장벽도, 앱도 다운로드도 없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박물관 웹사이트에 온라인으로 공개된 약 1만 7천 점의 작품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매번 예술적인 반응만 나오는 것이 아닌, 유머러스하거나 아이러니한 반응도 돌아오곤 하는데, 이는 스마트하게 적용된 키워드의 결과물이다.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화가 헤더 올클라우스는 총 이모지를 보내자 앤디 워홀의 '트리플 엘비스'(그림에서 엘비스가 총을 들고 있다)를 받았다.
"사랑을 보내줘"는 로버트 인디아나의 유명한 편지 조립품이나 아이들이 놀고 있는 게르트루드 케세비어 사진, 또는 조지 햄스의 1961년 멀티미디어 "화이트 글러브 크로스"가 돌아올 수도 있다. 또한 무지개 깃발 이모지는 살해된 동성애자 인권 지도자 하비 밀크의 초상화를 돌려주었다.
이모지 문자에 대한 대응은 개발자인 제이 몰리카에게 최대 난제 중 하나이다. 박물관의 창조적 기술자인 몰리카는 이 프로젝트를 구상하긴 했지만 그다지 이모지를 열심히 쓰진 않으며, 와인스미스는 텍스트봇의 어휘가 제한적임을 인정했다. 그래서 박물관은 더 유창한 직원들을 모집하고 캐릭터의 뉘앙스를 이해하기 위해 하루 동안 "이모지 신병 훈련소"를 설치했다.
모든 이모티콘이나 단어가 연관된 예술작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와인스미스 팀은 빠진 단어를 메우느라 바빴다. 월요일에 보낸 "페미니즘을 보내줘"에는 아무 반응도 돌아오지 않았지만, 화요일에는 주디 시카고의 작품이 등장했다.
현재까지 200개 이상의 이모티콘에 반응이 돌아온다. 그러나 어떤 이모티콘에는 결코 답을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외계인 머리가 그 중 하나인데, 와인스미스는 "우리 컬렉션에는 말 그대로 외계인이 없다"고 말했다.
터틀넥 스웨터를 입은 누군가의 사진이 거북이(*터틀) 이모지에 반응하는 데 쓰일 수 있느냐는 질문같이 "철학적인 토론"이 생겨나기도 했다.
디지털 문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비영리 단체 Rhizome의 카플란 전무이사는 말했다. "아카이버나 미술 전문가들이 전문 용어가 아닌 일상적인 언어로 컬렉션에 접근하는 것은 박물관이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 큰 변화입니다.“
카플란은 "이제 모르는 건 구글에 검색하는 시대가 왔어요. 박물관은 그만큼 쉽게 검색할 수 있어야 하고요. 방문객들이 그것의 기록물을 색상으로 검색할 수 있게 해주는 쿠퍼 휴이트와 같은 몇몇 기관들도 있어요.”
카플란이 "Send Me"를 박물관이 점점 잊혀져 가는 것과 겹쳐 설명하였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좋은 일이죠. 하지만 결코 문맥을 위한 도구는 아니예요.“
콜로라도의 예술가 오엘 클라우드에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박물관에 이틀 동안 35번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녀는 딸이 곧 대학에 입학하기 때문에 "빈 둥지"를 타이핑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금방 중독되기 시작했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내는 게 즐거웠어요.“
다른 기관도 이 프로젝트를 시도할 수 있다. 이 코드는 오픈 소스다. 박물관은 다른 나라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 프로젝트는 여느 다른 텍스트 체인처럼 무성하게 자랄 수도 있다.
와인스미스는 "일단 단발성 변덕으로 이용하다가 두 번 다시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겠죠.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끝까지 버틸지도 몰라요. 그저 그냥 그런 바람인지, 아니면 정말 연애인지 흥미진진하네요."
출처 | New York Times
원글 | https://www.nytimes.com/2017/07/14/arts/design/sfmoma-texting-emojis-art.html
에디터 | 송도예
스케치북 바로가기 | mysketchbook.co.kr/bbs/board.php?bo_table=gallery01&wr_id=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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